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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관련/영남알프스

삼봉산 (06/12/26)

by 옥주바 2009. 1. 19.

 Moody Blues - For My Lady

오도재(11:30)--> 삼봉산--> 등구재--> 백운산--> 금대산--> 금대암--> 도계공원(13:40)
 

 

 

 지리산제1문(오도재)

 

 삼봉산 가기 전 이름모를 봉우리 하산계단 경사가 몹시 급함

 

 삼봉산 정상 이정표

 삼봉산(1187m) 표지석

 백운산(902m) 표지석

 금대산(847m) 표지석

 금대산 정상

 

 금대산에서 바라본 지리산제1문

 

 지나온 여정

 

 금대암에서 바라본 지리산(하봉 중봉 천왕봉 재석봉)

 

 금대암

 

 실상사 입구 석장승

 

실상사 입구 장승

 

 

삼봉산(1187m)
북녘의 백두산과 금강산을 제외하면 지리산은 대부분의 산꾼들이 모산으로 여기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동경의 대상이라 하면 너무 거창한 듯 하지만 하여튼 늘 가고 싶은 대상임에는 이견이 없으리라.
평소 뜸하던 산꾼들도 지리산이라 하면 배낭을 챙겨 슬그머니 버스에 몸을 싣는 것이 산악회의 일상사다. 이런 단적인 사례 하나만 보더라도 지리산의 무게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번 주 산행팀은 지리산을 소개하려는 것은 아니다. 코끼리를 타고 코끼리 전체를 자세히 볼 수 없듯 지리산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지리산 인근의 봉우리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바로 함양의 삼봉산과 금대산이다.
서쪽에는 백두대간이 길고 긴 병풍을 치고 있고, 남북으로 각각 지리와 덕유가 첩첩이 벽을 두르고 있는 산의 고장 함양땅에서 삼봉산과 금대산은 사실 명함 내놓기가 좀 쑥스럽다.
산세로 봐서 거망이나 황석에 비할까, 해발고도로 남덕유에 갖다 붙일까. 어디 하나 뚜렷하게 내세울 것 없는 삼봉산과 금대산이 전국 산꾼들의 입에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까닭은 바로 조망의 산, 다시 말해 '지리산 전망대'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삼봉산과 금대산보다 지리산 주능선에 더 가까이 위치한 삼정산도 지리산 전망대라 할 수 있다. 하나, 너무 턱 밑에 있어 일부 봉우리가 인근 봉우리와 겹쳐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삼봉산과 금대산에 서면 서쪽 끝단의 노고단을 제외한 지리산 주능선의 모든 봉우리들과 거미줄처럼 얽힌 주요 계곡들을 일일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때마침 지난 1일에는 이번 코스의 들머리이자 함양에서 지리산으로 가는 오도령 정상에 새로운 볼거리인 '지리산 제일문'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금대산 정상에서 본 지리산 주능선. 너무나 가까워 사태난 흔적까지 확인된다. 가운데 제일 높은 봉우리가 천왕봉이며 주능선 앞 우측 봉우리가 창암산이다.
 
산행은 오도령(773m)~관음정~촉동 갈림길~헬기장~삼봉산(1187m)~헬기장~창원마을 갈림길~등구재~백운산(927m)~금대산(847m)~금대암 순. 삼봉산에서 남쪽으로 백운산을 거쳐 금대산으로 내달리며 동서로 장대하게 뻗은 지리산 주능선을 클로즈업하는 형식이다.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안팎이며 거의 외길이라 길찾기는 아주 쉽다.
오도령(悟道領)은 서산 대사의 제자인 인오 조사가 이 고개를 오르내리며 득도했다고 붙여진 이름이자 가루지기전의 변강쇠와 옹녀가 전국을 떠돌다 마지막에 정착한 등구마을 인근으로 역사와 전설이 서린 곳이다.
주차장 입구의 '오도령'이라 적힌 이정석과 '지리산 제일문', 그리고 산신각을 지나면 '삼봉산'이라 적힌 나무팻말이 걸려있다. 목장승길 대신 산신각 왼쪽 낙엽길로 오르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오른쪽 저 멀리 함양읍이 보인다.
80m쯤 급경사길을 오르면 전망대인 관음정. 지리산 조망을 우선 맛보기 해보라는 의미일 게다. 한눈에 봐도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시원하게 펼쳐지고, 이후 스쳐갈 금대산과 백운산 등구재는 보이지만 우측의 삼봉산은 숨어 있다. 결국 산세로 봐서 오도령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크게 도는 셈이다.
등로는 약간의 기복은 있지만 그리 심하지는 않다. 우리네 삶처럼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기다리고, 편안한 낙엽길도 이어진다.
등로 왼쪽 첫 탈출로가 보인다. 함양서 지리산 가는 첫 동네인 촉동마을 가는 길이다. 조림을 했는지 주변이 잣나무 군락지다. 다시 오름길. 옛 헬기장을 지나 25분쯤 뒤 암봉 전봉대. 거칠 것 없는 조망이 펼쳐진다. 천왕봉을 정면으로 보고 3시 삼봉산, 1시 금대산, 10시 방향으로 법화산이 보인다. 정면 발 밑에는 다랑이논과 등구마을이, 그 뒤 경사진 일자능선이 벽송(사)능선과 광점골, 그 뒤로 두류능선과 국골, 그 다음 하봉으로 연결되는 초암능선과 그 우측으로 칠선계곡이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이제 함양읍을 정면으로 보고 걷는다. 5분 뒤 능선이 휘어지면서 이정표를 만난다. 이정표 뒤로 서리산(상산) 오봉산 옥녀봉 천령봉이 보인다. 여전히 부침이 심한 낙엽길을 반복하면 두 번째 암봉 전망대. 뒤돌아 보면 읍내쪽 상림도 확인된다.
10분 뒤 무명봉에 서면 정상이라 여기던 봉우리 뒤에 진짜 상봉이 보인다. 3분 뒤 만나는 암봉 앞에서 왼쪽으로 에돌면 이내 헬기장. 바로 직진해 밧줄을 붙잡고 오르면 집채만한 암벽. 이번엔 급경사 계단으로 내려가 완전히 떨어진 뒤 한바탕 땀을 빼면 삼봉상 정상. 과연 거칠 것 없는 최고의 전망대다. 주능선은 앞서 본 전망대의 그것과 큰 차이는 없고 이정표 뒤로 삼정산이 보인다. 발 아래 남원 산내면을 가로지르는 엄천강 우측으로 작은고리봉 만복대 큰고리봉 바래봉 덕두산이 보인다.
함양쪽으론 읍 왼쪽 바위산이 백암산, 그 왼쪽 뒤로 천황봉 괘관산, 그 왼쪽 뒤로 남덕유 서봉 할미봉 등 백두대간이 희미하게 확인된다. 그 오른쪽으로 금원 기백 거망 황석산이, 다시 우측으로 수도 가야 별유 비계 미녀 오도 감악 월려 황매 감암 정수 둔철 웅석봉도 시원하게 펼쳐진다. 지리산뿐 아니라 함양 거창의 산들도 한눈에 볼 수 있으니 가히 조망의 산이라 부를 만하다.
하산은 왼쪽 금대암(5.95㎞) 방향. 직진하면 함양과 남원의 경계인 팔령재 방향이다.
천왕봉을 보며 급경사 내리막 낙엽길로 내려선다. 헬기장을 지나 등로 왼쪽은 방금 지나온 능선, 오른쪽 2시 방향이 백운산 금대산. 5분 뒤 창원마을 갈림길을 지나 등로가 오른쪽으로 휘면서 능선을 갈아탄다.
완만한 경사의 낙엽길이 30분 반복되다 이후 25분 정도는 아예 쏟아지는 급경사 낙엽길이 이어진다. 등구재 다 와서는 우점종이 낙엽송으로 변한다. 등구재는 경운기가 다닐 정도의 산길. 왼쪽은 함양 창원마을, 오른쪽은 남원 산내면 방향이다. 옛날 함양 남원 사람들이 오가던 길이다.
길 건너 숲으로 오른다. 낙엽송과 잣나무 조림지역이라 등로는 푹신푹신하다. 백운산 정상까지 35분쯤 걸리지만 시종일관 오르막길이라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정상석과 무덤이 있는 백운산은 사실 독립 봉우리라 하기에는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금대산은 백운산에서 30분 걸린다. 역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정상에는 산불초소가 있다. 아뿔싸, 정상석이 반 토막나 누군가 윗부분을 살짝 올려놨다.
과연 최고의 전망대답게 지리산 주능선이 더욱 더 가깝게 다가온다. 자세히 보면 사태난 흔적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정표 뒤 바위 위에 오르면 왼쪽 저 멀리 오도령 지리산 전망대도 또렷하게 확인된다.
금대산에서 유서깊은 천년고찰 금대암은 0.6㎞, 18분 걸린다. 금대암 입구에도 하봉 중봉 천왕봉…덕평봉 벽소령 형제봉까지 파노라마 사진에 일일이 지명을 표시한 조망안내도가 서 있다.

금대선원 앞 대숲으로 열린 산길로 내려서면 금계마을에 닿는다. 35분 정도 소요된다.